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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거부기는 잘 먹던 아이가 갑자기 분유나 모유를 거부하거나 먹는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시기를 말합니다. 이 글에서는 직접 겪은 경험과 함께 수유거부기의 원인과 대처 방법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수유거부기의 시작
우리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분유를 정말 잘 먹었다. 깊이 잠들어 있다가도 수유 시간만 되면 칼같이 일어나서 배꼽시계가 정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루 섭취량이 1000ml를 넘는 날도 있어서 오히려 과식이 걱정이었다. 분유는 하루 1000ml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아이를 안아서 달래거나 함께 놀아 주며 수유 간격을 최대한 길게 가져가려고 노력했다. 수유 시간과 양을 꼼꼼히 기록하며 하루 총량을 계산하는 것도 일상이 되었다. 그런데 생후 4개월쯤 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생후 두 달 무렵보다 오히려 먹는 양이 줄어든 것이다. 1000ml를 넘을까 걱정하던 날은 사라졌고, 하루에 600~700ml 정도만 먹는 날도 생겼다. 젖병을 물렸다가 고개를 돌리는 모습도 자주 보였고, 수유 시간에 맞춰 깨던 정확한 리듬도 조금씩 흐트러졌다. 혹시 어디가 불편한 것은 아닌지, 분유가 입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닌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수유거부기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워낙 잘 먹던 아이였기 때문에 분유를 남길 때마다 신경이 쓰였다. 많이 먹어서 걱정하던 부모가 불과 두 달 만에 안 먹어서 걱정하게 된 것이다. 같은 아이를 두고 정반대의 고민을 하게 되니 부모의 마음이란 참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경험을 계기로 수유거부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게 되었고, 아이의 먹는 양은 성장 단계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수유거부기의 원인
수유거부기는 주로 생후 3~4개월 무렵에 많이 나타나며, 원인은 크게 발달 변화와 신체적 불편함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성장 속도의 변화이다. 생후 2~3개월
은 아기가 일생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시기라서 그만큼 많은 양을 먹는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나면 체중이 늘어나는 속도가 완만해지고, 체중 대비 필요한 수유량도 점차 줄어든다. 다음은 인지 발달이다. 4개월 무렵에는 시력과 청력이 발달하면서 주변의 소리와 움직임에 관심이 많아진다. 그래서 먹는 도중에도 두리번거리고 쉽게 집중을 잃는다. 조금 먹다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다시 물리면 거부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또한 빠는 힘이 강해지면서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먹게 되므로 수유 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변화이다. 낮 동안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활동량이 늘면서 수유 패턴 자체가 바뀌기도 한다. 신체적인 원인으로는 코막힘, 감기, 중이염, 이앓이, 입안에 생기는 아구창 등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빠는 동작 자체가 불편하거나 아파서 거부할 수 있으며, 평소보다 많이 보채거나 침을 많이 흘리는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젖꼭지 단계가 맞지 않아 흐름이 너무 빠르거나 느릴 때, 분유를 바꿨을 때, 억지로 먹인 경험이 쌓였을 때에도 수유를 거부할 수 있다. 따라서 거부가 시작된 시점 전후로 달라진 점이 있는지 살펴보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확인할 점과 대처법
수유거부기에는 하루 총량의 숫자에만 매달리기보다 아이의 전반적인 상태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소변 기저귀가 하루 5~6장 이상 충분히 젖는지, 깨어 있을 때 잘 놀고 표정이 밝은지, 체중이 성장곡선을 따라 꾸준히 늘고 있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이 세 가지가 괜찮다면 아이는 필요한 만큼 먹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기저귀 수가 크게 줄거나, 입술이 마르고 울 때 눈물이 적거나, 열이 나고 처지는 모습을 보이거나, 체중이 늘지 않는다면 소아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생후 3개월 미만의 아기가 열이 난다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대처 방법으로는 먼저 수유 환경을 바꿔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조용하고 조금 어두운 방에서 먹이면 주변 자극이 줄어 집중하기 쉽다. 잠들기 직전이나 막 잠든 상태에서 먹이는 잠결 수유도 많은 도움이 된다. 아이가 거부할 때는 억지로 먹이지 말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억지로 먹이면 수유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세를 바꾸거나 트림을 시킨 뒤 다시 물려 보는 것도 방법이다. 젖병 젖꼭지가 아이의 개월 수에 맞는지도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하루 섭취량은 한 번의 수유보다 24시간 전체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유거부기는 대부분 몇 주 안에 자연스럽게 지나가므로 조급해하지 않고 아이의 속도를 믿어 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