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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처음 태어나면 부모는 하루에도 수십 장씩 사진을 찍게 된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런데 어느 날 사진첩을 넘겨보다가 문득 아이의 눈이 안쪽으로 몰려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장만 그런가 싶어 다른 사진들을 살펴보니 비슷해 보이는 사진이 몇 장 더 눈에 띄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이것저것 찾아보았다. 신생아에게 사시처럼 보이는 증상은 흔하고, 대개는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진다는 내용이 많았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었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쉽게 마음이 놓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신생아 사시가 무엇인지, 어떻게 치료하는지, 흔히 알려진 이야기 중 무엇이 사실인지 정리해 보았다.

신생아 사시의 정의
사시는 두 눈이 같은 곳을 바라보지 못하고, 한쪽 눈이 안쪽이나 바깥쪽, 위나 아래로 벗어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눈은 물체를 볼 때 두 눈의 시선이 한 점에 모인다. 뇌는 두 눈에서 들어온 영상을 하나로 합쳐 거리감과 입체감을 느낀다. 사시가 있으면 두 눈이 서로 다른 곳을 보게 되어 뇌가 하나의 선명한 영상을 만들지 못한다. 눈이 코 쪽으로 몰리면 내사시, 귀 쪽으로 벗어나면 외사시, 위아래로 어긋나면 상하사시라고 부른다. 원인으로는 눈을 움직이는 근육의 불균형, 굴절이상, 유전적 요인, 신경 발달 문제 등이 알려져 있다.
신생아 시기에는 사시를 판단할 때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갓 태어난 아기는 두 눈을 함께 움직이고 초점을 맞추는 능력이 아직 미숙하다. 그래서 눈이 잠깐씩 몰리거나 벗어나 보이는 일이 흔하다. 이런 현상은 대개 생후 3~4개월 무렵 두 눈의 협응 능력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따라서 이 시기 이후에도 눈의 정렬이 맞지 않거나, 나이와 관계없이 한쪽 눈이 계속 돌아가 있다면 의미 있는 사시로 보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생후 6개월 이내에 나타나는 영아내사시다. 눈이 안쪽으로 크게 몰려 있고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신생아 사시의 치료방법
사시 치료의 목표는 눈의 겉모양을 바르게 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두 눈의 시력을 고르게 발달시키고, 두 눈을 함께 사용하는 양안시 기능을 되살리는 것까지가 목표다. 사시를 방치하면 뇌는 돌아간 눈에서 들어오는 흐릿하거나 겹쳐 보이는 영상을 점점 무시하게 된다. 그 결과 해당 눈의 시력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약시가 생길 수 있다. 시력은 대략 만 7~8세 이전에 대부분 완성되므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 방법은 사시의 종류와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원시가 원인인 조절내사시는 안경을 써서 초점을 맞추는 부담을 줄여 주는 것만으로도 눈의 정렬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약시가 함께 있다면 가림치료를 병행한다. 시력이 좋은 눈을 안대로 가려 약한 눈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방법이다. 영아내사시처럼 각도가 크고 안경으로 교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을 한다. 눈을 움직이는 근육의 위치나 길이를 조정하는 수술로, 보통 돌 전후부터 두 돌 사이에 고려한다. 수술 뒤에도 시력 발달과 재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인 검진이 꼭 필요하다.
신생아 사시에 대한 오해와 사실
첫 번째 흔한 오해는 아기 눈이 몰려 보이면 모두 사시라는 생각이다. 실제로는 가성사시인 경우가 적지 않다. 동양 아기들은 콧등이 낮고 넓으며 눈 안쪽에 몽고주름이 있다. 이 때문에 흰자위가 가려져 눈이 안쪽으로 몰린 것처럼 보이기 쉽다. 이는 진짜 사시가 아니며, 얼굴이 자라고 콧대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좋아진다. 집에서 확인하려면 플래시를 켜고 아기의 정면 사진을 찍어 보면 된다. 빛 반사점이 양쪽 눈동자의 같은 위치에 있다면 가성사시일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오해는 사시는 크면 저절로 낫는다는 믿음이다. 생후 초기의 일시적인 눈 어긋남은 좋아진다. 하지만 생후 4개월이 지나서도 이어지거나, 항상 한쪽 눈이 돌아가 있는 진짜 사시는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기다리는 사이 약시가 진행될 수 있으므로 일찍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 번째 오해는 아기가 너무 어려서 눈 검사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소아안과에서는 말을 하지 못하는 영아도 여러 검사로 사시와 굴절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각막반사검사, 가림검사, 조절마비굴절검사 등이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사시 수술을 하면 치료가 끝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수술은 눈의 위치를 바로잡는 과정일 뿐이다. 이후 안경 착용이나 가림치료, 정기 검진이 이어져야 좋은 시력을 지킬 수 있다. 또한 아기의 동공이 하얗게 보이거나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는 습관이 있다면 사시 외의 다른 안질환 신호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정리해 보니 신생아의 눈이 몰려 보이는 것은 대부분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사실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지켜봐도 되는지, 어떤 신호가 보이면 병원에 가야 하는지를 알고 나니 무작정 기다리기보다 꾸준히 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의 눈은 한 번 보고 끝낼 일이 아니라, 성장하는 동안 두고두고 살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사진첩 속 작은 의문이 아이의 시력을 지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