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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차부터 예방접종 후 접종열이 날 수 있으니 하루 정도는 아이를 잘 관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혹시 열이 날까 봐 체온계와 물품을 하나씩 준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열제도 알아보게 되었다. 그런데 알아볼수록 '교차복용'이라는 말이 자주 보였다. 막상 열이 나면 당황할 것 같아 미리 정리해 두기로 했다.

 

해열제의 종류

아기 해열제는 성분에 따라 크게 두 계열로 나뉜다. 첫 번째는 타이레놀이나 챔프 빨강으로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이다. 보통 4~6시간 간격으로 먹일 수 있고, 생후 4개월 이상부터 사용하며 그보다 어린 아기는 의사와 상담한 뒤 먹여야 한다. 나의 경우도 약사님이 아이의 몸무게를 물어보시고는 챔프 빨강 한 포를 다 먹이지 말고 나눠서 먹이라고 하셨다. 열을 내리고 통증을 줄여 주지만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는 거의 없다. 두 번째는 부루펜, 챔프 파랑, 맥시부펜 같은 이부프로펜 계열이다. 6~8시간 간격으로 먹이며, 생후 6개월 이상부터 사용할 수 있다. 해열과 진통에 더해 염증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다만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 빈속보다는 수유를 하거나 무언가를 먹은 뒤에 먹이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제품 이름이 다 달라 서로 다른 약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부루펜과 맥시부펜은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이부프로펜 계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해열제를 고를 때는 제품명보다 성분명을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겠다고 느꼈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두 계열의 해열제를 하나씩 준비해 두었다. 두 약 모두 열이 나는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을 덜어 주는 약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또 아기 해열제는 대부분 시럽 형태라서 함께 들어 있는 계량컵이나 주사기로 정확히 재서 먹여야 한다. 집에 있는 숟가락은 크기가 제각각이라 용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럽은 한번 개봉하면 보관 기간이 짧아지므로 병에 개봉한 날짜를 적어 두는 것이 좋다.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계열 비교

 

교차복용의 원칙

교차복용은 성분이 다른 해열제를 번갈아 먹이는 방법으로, 한 가지 해열제만으로 열이 잘 떨어지지 않을 때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과 이부프로펜 계열을 번갈아 써야 한다. 만약 부루펜과 맥시부펜처럼 같은 계열끼리 번갈아 먹인다면 교차복용이 아니라 과다복용이 된다. 방법은 해열제를 먹이고 1~2시간이 지나도 열이 떨어지지 않을 때 다른 계열의 약을 먹이는 것이다. 이때 서로 다른 계열 사이에는 최소 2시간의 간격을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오전 9시에 타이레놀을 먹였는데 11시가 되어도 열이 그대로라면 그때 부루펜을 먹일 수 있다. 같은 약은 정해진 복용 간격을 지켜야 한다. 그래서 타이레놀을 먹였다면 다음 타이레놀은 4시간이 지난 뒤에야 먹일 수 있다. 제품 설명서에 적힌 하루 최대 복용 횟수도 넘기지 않아야 한다. 용량은 나이가 아니라 체중을 기준으로 정하므로 포장에 적힌 체중별 용량표를 꼭 확인해야 한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감기약에 해열 성분이 이미 들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함께 먹여도 되는지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밤중에 정신없는 상황을 대비해 약 이름, 먹인 시간, 용량을 메모해 두면 헷갈리지 않는다. 또한 해열제의 목적은 열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덜 힘들게 하는 데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교차복용을 할 필요는 없다. 열이 내렸다면 굳이 다음 약을 먹이지 않고 아이 상태를 지켜보면 된다.

 

주의사항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월령이다. 우리 아이처럼 생후 3개월 미만인 아기가 38℃ 이상의 열이 난다면 집에서 해열제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접종 후에 나는 열이라도 이 시기에는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접종한 병원에 먼저 연락해 보는 것이 안전하다. 접종열이 걱정된다고 해서 열이 나기 전에 미리 해열제를 먹이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는 점도 새로 알게 되었다. 접종 부위가 조금 붓거나 아이가 평소보다 보채는 것은 흔한 반응이다. 하지만 붓기가 점점 심해지거나 며칠씩 이어진다면 병원에 문의해야 한다. 월령이 그보다 많더라도 열이 3일 이상 계속되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아이가 축 처져서 깨우기 힘들거나 경련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었거나 숨쉬기 힘들어하는 경우에도 진료가 필요하다. 목이 뻣뻣하거나 눌러도 사라지지 않는 발진이 보일 때 역시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열이 날 때는 옷을 너무 두껍게 입히지 말고, 수유를 자주 해서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체온은 같은 체온계로 같은 부위에서 재야 변화를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다. 아이는 밤이나 주말에 아픈 경우가 많다. 그러니 집 근처에서 늦게까지 진료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이나 응급실 위치를 미리 알아 두면 훨씬 덜 당황할 수 있다. 진료를 받을 때 메모해 둔 해열제 복용 기록을 함께 보여 주면 의사가 상황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