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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를 키우는 부모에게 상상만으로도 아찔한 상황 중 하나는 아이가 열이 나는 순간일 것입니다. 특히 생후 2개월 예방접종부터는 접종 후 열이 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접종한 날 밤이면 체온계를 곁에 두고 '열보초'를 서는 부모가 많습니다. 저 역시 그런 밤을 보내며 미리 알아 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열이 날 때의 기준과 대처법, 그리고 도움받을 수 있는 곳을 미리 알아 두면 훨씬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아기 열날 때 기준

아기의 정상 체온은 보통 36.5~37.5°C이며, 일반적으로 38.0°C 이상이면 열이 난다고 봅니다. 체온은 귀 체온계나 이마 체온계로 재는 것이 편합니다. 같은 체온계로 같은 부위를 재야 체온의 변화를 정확히 비교할 수 있습니다. 잰 시간과 온도, 해열제를 먹인 시간을 함께 기록해 두면 진료받을 때 의료진이 아기의 상태를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아기가 막 울었거나 목욕을 한 직후에는 체온이 일시적으로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잠시 안정을 취한 뒤 다시 재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아기의 월령입니다. 생후 3개월 미만의 아기가 38.0°C 이상의 열이 난다면 집에서 지켜보지 말고 바로 병원에 가야 합니다. 예방접종 후 하루 이틀 정도 열이 나는 것은 흔한 반응입니다. 하지만 3개월 미만이라면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의료진에게 먼저 문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월령과 관계없이 즉시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숨쉬기 힘들어하거나 입술이 파래질 때, 경련을 했을 때, 축 늘어져 잘 깨지 않거나 달래지지 않을 때가 그렇습니다. 소변량이 크게 줄었거나 눌러도 사라지지 않는 반점이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40°C 이상의 고열이 나거나 열이 2~3일 넘게 이어질 때도 진료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열이 있더라도 아기가 잘 먹고 잘 놀며 평소처럼 반응한다면 집에서 차분히 지켜볼 수 있습니다. 결국 열 자체보다 아기의 전반적인 상태를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대처법

열이 날 때 가장 먼저 챙길 것은 수분 보충입니다. 열이 나면 몸의 수분이 빠르게 빠져나가므로 모유나 분유를 평소보다 자주 먹여 탈수를 막아야 합니다. 수유량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면 탈수 위험이 있으니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옷은 얇게 입히고 두꺼운 이불로 싸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 온도는 22~24°C 정도로 쾌적하게 유지해 줍니다.

해열제는 체온 숫자보다 아기가 힘들어하는 정도를 보고 사용합니다.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은 생후 4개월 이상부터 4~6시간 간격으로 먹일 수 있습니다. 이부프로펜 계열은 생후 6개월 이상부터 6~8시간 간격으로 먹일 수 있습니다. 용량은 나이가 아니라 체중을 기준으로 정하므로 설명서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생후 4개월 미만이라면 해열제를 먹이기 전에 반드시 의사와 먼저 상의해야 합니다. 두 종류의 해열제를 번갈아 먹이는 교차 복용은 의사나 약사의 안내가 있을 때만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 주는 방법도 도움이 되지만, 방법이 중요합니다. 간혹 열을 빨리 내리려고 머리나 가슴, 손발에 차가운 물수건을 직접 대고 닦아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피부 온도가 너무 급하게 떨어집니다. 그러면 몸이 오히려 떨면서 열을 만들어 내고, 결과적으로 열이 더 오를 수 있어 권장되지 않습니다. 대신 미지근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팔이나 다리처럼 넓은 부위를 천천히 닦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찬물이나 알코올은 사용하지 말고, 아기가 싫어하거나 몸을 떨면 바로 멈추어야 합니다.

 

도움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 찾는 방법

아기의 열은 유독 밤이나 주말에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동네 소아과가 문을 닫은 시간에 당황하기 쉽습니다. 저도 접종 후 열보초를 서던 밤에 이런 정보를 미리 알아 두지 않았다면 훨씬 불안했을 것입니다.

가장 먼저 기억할 번호는 119입니다. 119에 전화하면 응급 상황이 아니더라도 의료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가까운 응급실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응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진료가 필요하다면 달빛어린이병원을 이용하면 좋습니다. 달빛어린이병원은 평일 야간과 휴일에도 소아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입니다. 지역마다 지정된 병원과 운영 시간이 다르므로 우리 동네 달빛어린이병원이 어디인지 미리 확인해 두면 급할 때 헤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 문을 연 병원이나 약국을 찾고 싶다면 응급의료포털(e-gen) 웹사이트나 앱을 이용하면 됩니다.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진료 중인 응급실과 달빛어린이병원, 약국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리 휴대전화에 설치해 두면 유용합니다. 병원에 갈 때는 기록해 둔 체온과 해열제 복용 시간, 아기수첩이나 예방접종 기록을 함께 챙기면 진료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다만 앞서 말한 위험 신호가 보인다면 병원을 찾느라 시간을 쓰기보다 곧바로 119에 연락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