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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에서 지내던 2주, 그리고 산후도우미 선생님이 오시던 몇 주 동안 우리 아기는 정말 순했습니다. 먹고, 자고, 가끔 칭얼대다가도 금세 잠들었지요. 그런데 도움의 손길이 모두 끝난 생후 4~6주 무렵, 울지 않던 아기가 갑자기 보채기 시작했습니다. 기저귀도 갈았고, 배도 불렀고, 안아도 주었는데 이유 없이 울음이 이어졌습니다. 어떤 날은 저녁마다 비슷한 시간에 우는 것 같다가도, 또 어떤 날은 아무 패턴 없이 울어서 혹시 어디가 아픈 건 아닐까, 지금 병원에 가야 하나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그때 알게 된 두 단어가 바로 '원더윅스'와 '영아산통'입니다. 저처럼 아이와 함께한 시간이 아직 짧은 초기 부모님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정리해 봅니다.

원더윅스의 정의

원더윅스(Wonder Weeks)는 네덜란드의 행동연구자 헤티 반 더 레이트와 프란스 플로이가 제시한 개념으로, 같은 이름의 육아서를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아기의 뇌가 일정한 시기마다 계단을 오르듯 '도약'하며 발달한다고 설명합니다. 도약이 일어날 때 아기는 세상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느끼게 되는데, 이 변화가 아기에게는 낯설고 불안하게 다가와 평소보다 더 울고, 엄마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잠과 수유 리듬이 흐트러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힘든 시기가 지나고 나면 소리에 반응하거나, 사람을 보고 웃거나, 손을 뻗는 등 새로운 능력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원더윅스 이론에서는 생후 20개월까지 약 열 번의 도약기가 있다고 보는데, 첫 번째가 생후 5주 전후, 두 번째가 8주 전후입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실제 태어난 날이 아니라 출산예정일을 기준으로 주수를 계산한다는 것입니다. 예정일보다 일찍 태어난 아기라면 그만큼 늦게 찾아올 수 있습니다. 다만 원더윅스는 병원에서 내리는 진단명이 아니라 육아와 발달에 관한 하나의 이론입니다. 모든 아기가 정확히 같은 주에 도약기를 겪는다는 과학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달력처럼 딱 맞추기보다는 "이맘때 아기가 성장하느라 예민해질 수 있구나"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 참고용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 역시 아기가 이유 없이 울던 그 시기가 첫 번째 도약기와 겹친다는 걸 알고 나서야, 아기가 아픈 게 아니라 자라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영아산통의 정의

영아산통(Infantile Colic)은 원더윅스와 달리 의학적으로 쓰이는 용어입니다. 건강하고 잘 먹고 잘 자라는 아기가 뚜렷한 원인 없이 오랫동안, 그리고 달래기 어려울 만큼 심하게 우는 상태를 말합니다. 예전부터 흔히 쓰이던 기준은 이른바 '3의 법칙'으로, 하루 3시간 이상, 일주일에 3일 이상, 3주 넘게 우는 경우를 영아산통으로 보았습니다. 최근에는 생후 5개월 미만의 아기가 발열이나 질병, 체중 증가 부진 같은 문제 없이 반복적으로 오래 울고 보채는 경우로 조금 더 넓게 정의하기도 합니다. 영아산통은 보통 생후 2~3주쯤 시작해서 6주 전후에 가장 심해지고, 3~4개월 무렵이 되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좋아집니다. 특히 오후 늦게부터 저녁 시간대에 울음이 몰리는 경우가 많고, 울 때 얼굴이 빨개지고 주먹을 꽉 쥐며 다리를 배 쪽으로 끌어당기거나 배에 힘을 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아기 열 명 중 한두 명 정도가 겪을 만큼 흔한 일이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아직 덜 자란 소화기관과 장내 환경, 스스로 감정과 자극을 조절하는 신경계의 미숙함, 일부 아기의 경우 우유 단백질에 대한 민감함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어느 하나로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영아산통은 다른 질환이 없는지 먼저 확인한 뒤에 붙이는 이름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제가 저녁마다 비슷한 시간에 아기가 운다고 느꼈던 날들은 돌이켜 보면 영아산통의 전형적인 모습과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원더윅스와 영아산통의 차이점

두 가지가 가장 헷갈리는 이유는 시기가 겹치기 때문입니다. 원더윅스의 첫 번째와 두 번째 도약기인 5주와 8주 사이에 영아산통이 가장 심한 6주가 딱 끼어 있습니다. 게다가 둘 다 특별히 아픈 곳 없이 달래기 어렵게 운다는 점이 같으니, 초보 부모 입장에서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성격은 꽤 다릅니다. 원더윅스는 아기의 발달 과정을 설명하는 육아 이론이고, 영아산통은 의학적으로 정의된 상태입니다. 나타나는 시기도 다른데, 원더윅스는 20개월까지 여러 차례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반면, 영아산통은 생후 초기 몇 달 동안에만 나타나고 3~4개월이면 대부분 끝납니다. 울음의 모양새에서도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영아산통은 매일 거의 같은 시간대, 주로 저녁에 몇 시간씩 격렬하게 우는 일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원더윅스의 도약기에는 며칠에서 몇 주 동안 하루 종일 전반적으로 예민해지고, 엄마 품만 찾으며 매달리다가, 그 시기가 지나면 새로운 행동을 보여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겪은 것처럼 어떤 날은 특정 시간에 울고, 또 어떤 날은 패턴 없이 울었다면 두 가지가 겹쳐서 나타났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실 어느 쪽인지 정확히 이름을 붙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둘 다 아기가 자라는 과정에서 흔히 겪는 일이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아픈 신호'가 섞여 있지 않은지 살피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원더윅스와 영아산통의 차이점

대응방법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아기가 우는 이유를 부모 탓으로 돌리지 않는 것입니다. 조리원이나 도우미 선생님과 있을 때 순했던 아기가 갑자기 우는 것은 제가 뭔가를 잘못해서가 아니라, 마침 그 시기가 아기의 발달과 영아산통이 시작되는 때와 겹쳤기 때문이었습니다. 아기를 달랠 때는 엄마 배 속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속싸개로 포근하게 감싸 주고, 안은 채로 천천히 흔들어 주고, 백색소음이나 "쉬~" 하는 소리를 들려주고, 공갈젖꼭지를 물려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조명을 낮추고 주변을 조용하게 해서 자극을 줄여 주는 것도 좋습니다. 수유 후에는 트림을 충분히 시켜 주고, 수유 자세나 양이 적당한지도 살펴보세요. 분유를 바꾸거나 모유 수유 중 식단을 조절하는 것은 혼자 결정하기보다 소아청소년과 선생님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무엇보다 보호자 스스로를 돌보는 일이 중요합니다. 울음이 끝없이 이어져 지치고 화가 날 때는 아기를 안전한 침대에 눕혀 두고 잠깐 다른 방에서 숨을 고르는 것도 괜찮습니다. 가족과 번갈아 가며 돌보고, 짧게라도 잠을 자 두세요. 어떤 상황에서도 아기를 흔드는 행동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한편 저처럼 병원에 가야 하나 고민될 때 기준이 되는 신호들이 있습니다. 생후 3개월 미만 아기가 38도 이상 열이 날 때, 초록색이나 피가 섞인 구토를 하거나 혈변을 볼 때, 잘 먹지 않거나 소변량이 줄고 체중이 늘지 않을 때, 축 처지고 반응이 떨어질 때, 평소와 전혀 다른 날카로운 울음을 보일 때는 원더윅스나 영아산통으로 넘기지 말고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부모의 직감에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병원에 가는 것을 망설이지 마세요. 괜찮다는 말을 듣고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큰 안심이 됩니다.

지나고 보니 그 시기는 아기도, 저도 서로를 알아 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며 우는 아기를 안고 있는 부모님이 계신다면, 이 시간은 반드시 지나가고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